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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찾으셨나요? 연극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April_joo(비회원)님 | 2014.11.23 10:43 | 조회 1322

연극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연극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남산예술센터


시인 김수영은 격동의 시대를 살았다. 일제 강점기는 물론이고 한국전쟁, 4.19와 5.16등 시대의 풍파를 온 몸으로 맞았던 예술가다. 이 사실보다 중요한 게 있다. 미학적 예술이 아닌 자신으로부터의 예술, 예술과 자신이 합치된 시, 머리로 쓴 게 아니라 온 몸으로 시를 썼다는 점이 중요하다. 하여 그의 시에 김수영 자신이 들어가지 않은 작품은 하나도 없다. 그렇게 고결하고 깨끗하게, 때론 거친 비판과 쓸쓸한 반성을 서슴지 않고 시 속에 녹여 낸 이가 김수영이다.

연극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내 안의 김수영을 찾아서’는 김수영이 김수영답게 산 것처럼 우리도 우리답게 살고 있느냐고 묻는다.


이를 위해 작품은 김수영의 삶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동시에 올려놓는다. 단 김수영의 일대기를 무미건조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다. 배우들이 김수영의 삶을 만나고, 그 속에서 자신 안의 김수영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은 배우들이 김수영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한 김재엽 연출이 김수영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종국엔 관객이 자신 안에 김수영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김수영이 자신의 삶을 시 속에 녹여낸 것처럼 연극 ‘왜 나는...’ 역시 작가이자 연출가인 김재엽의 성찰과 고민이 오롯이 녹아 있다. 줄거리부터 김재엽의 고민과 맞물려 있다. 합치돼 있다. 극 중 작가 재엽은 시인 김수영에 대한 작품을 고민하고 있다. 그래서 재엽은 배우 강신일을 포함한 배우들을 찾아다니며 김수영을 찾아가는 공연을 하자고 설득한다. 하지만 배우들도 걱정이다. 아직 대본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을 하자니 배우들도 답답한 것이다. 하지만 김재엽과 배우들은 김수영의 작품들을 읽어나가며 그의 일대기와 작품세계 등을 만나게 된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 안에 김수영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은 김재엽 연출이 대표로 있는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작품이다. 지난 해 10주년을 맞이한 드림플레이는 드림플레이라는 이름 뒤에 ‘테제21’이라는 이름을 덧붙였다. ‘테제21’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한 번 쯤은 고민해야 할 문제를 관객과 나눠보기 위해서다. 그는 “마인드는 젊지만 어렸을 때처럼 치기 어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진정성 있게 해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연극이 아닌 연극’을 지향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들이 꼭 연극이 아니어도 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그래서 일까. 이번 작품은 연극 그 이상을 뛰어 넘는다. 희곡의 텍스트를 뛰어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김수영의 일대기와 오늘날 우리의 일대기, 한국 현대사와 오늘날의 사회현실, 실재와 가상을 매력적으로 넘나든다. 물론 무대와 객석도 넘나든다. 하여 무대와 관객 사이의 벽이 무너지고 관객도 어느새 김수영 찾기에 몰입하게 된다. 때문에 작품을 보는 내내 가슴이 아플 수도, 뜨거울 수도, 부끄러울 수도, 수치스러울 수도, 떳떳할 수도, 혹은 덤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 안에 김수영을 찾았는지, 아니면 없는 것인지, 못 찾았는지는 오롯이 관객 몫이다.


시인 김수영은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 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김재엽을 포함한 배우들이 머리를 써서 만든 게 아니다. 온 몸으로 김수영을 찾은 결과물이다. 남산예술센터 2014 시즌 프로그램 6번째인 이 작품은 11월 3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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