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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익숙하지만 새로운…연극 '멜로드라마'

April_joo(비회원)님 | 2015.01.11 11:57 | 조회 993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8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멜로드라마'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10년차 부부의 엇갈린 사랑을 다루며 파격적인 소재와 치밀한 구성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연극 '멜로드라마'에는 배우 박원상과 홍은희를 비롯 최대훈, 배해선이 찬일과 서경역에 더블캐스팅 됐다. 2015.01.08. go2@newsis.com 2015-01-08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계 스타연출가 장유정의 연극 '멜로드라마'는 익숙함으로 가득찼다. 얼핏 보면 빤한 설정들이다. 남들 보기에 부족함 없는 결혼 10년 차 부부 '김찬일'과 '강서경', 어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오누이 '박미현'과 '박재현'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다. 어린 시절 미현·재현과 '안소이' 오누이는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다. 재현은 그 사고로 사망한 안소이의 오빠 심장을 이식받은 뒤 안소이와 약혼한다.

무능력한 보험회사 산하 자동차 기술연구소장인 김찬일과 교통사고로 지능이 멈췄지만 순수한 박미현이 서로에게 반한다. 겉은 완벽한 큐레이터의 삶을 살고 있지만 속은 야리야리한 강서경과 가진 것 없지만 지적인 재현이 사랑에 빠져들면서 '불륜'으로 치닫는 과정은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하지만 장유정 연출은 정면돌파를 택한다. '주로 가족과 연애를 주제로 한 통속적이고 감상적인 극'을 가리키는 장르 이름인 '멜로드라마'를 일부러 제목으로 차용한 그녀는 멜로드라마의 빤한 공식을 통해 익숙해진 감정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묘를 발휘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자극적인 불륜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통속적인 장르 자체를 제목으로 내세운 건 이 장르의 속성을 파고들겠다는 일종의 의지인 셈이다. 물리적으로 바로 앞에서 감정이 구현되는 장르인 연극에서 관객들이 느낄 그 심리의 진폭은 크다. 캐릭터마다 흔들리는 순간들을 절묘하게 포착하며 공감의 여지를 넓힌다.

이를 통해 제기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 의무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결혼 등 사회적인 약속 앞에 변해가는 감정 또는 새롭게 찾아오는 사랑으로 흔들리는 사람들. 크거나 작거나 누구나 한번쯤 느껴봤을 법한 이런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장유정 연출과 합이 잘 맞는 배우들의 호연으로 관객의 감정이입이 잘 이뤄진다. 찬일 역에 박원상·최대훈, 서경 역에 배해선·홍은희, 재현 역에 박성훈·조강현, 소이 역에 김나미·박민정, 미현 역에 전경수는 최적의 캐스팅이다. 최대훈·홍은희·박성훈·박민정 조합은 배우들이 다소 젊은 탓에 현대적이고 세련됐다. 박원상··배해선·조강현·김나미 조합은 좀 더 현실적이며 절실하다. 유일한 원캐스팅인 전경수는 어두워질 수 있는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극의 주요 모티브 중 하나는 교통사고다. 특히 자동차 충돌시험을 할 때 사용하는 인형인 '더미(dummy)' 이야기가 나온다. 어릴 적 교통사고를 당한 드라마작가 재현은 더미에 관심이 많다. 충돌을 연구하는 찬일에게 "남자는 더미 때문에 살아간다고 여겨요. 더미가 자기 대신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죠. 정작 자신이 죽어야 할 순간에." 라고 말한다. 극 막판에 재현이 서경과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앞두고 또 다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부분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더미가 돼 버린 그를 대신해 살아갈 나머지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전환점.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진부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명제를 떠올리게 한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8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멜로드라마'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10년차 부부의 엇갈린 사랑을 다루며 파격적인 소재와 치밀한 구성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연극 '멜로드라마'에는 배우 박원상과 홍은희를 비롯 최대훈, 배해선이 찬일과 서경역에 더블캐스팅됐다. 2015.01.08. go2@newsis.com 2015-01-08

'멜로드라마'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 '그날들'로 유명한 장유정 연출이 프로무대에서 선보인 유일한 연극이다. 이다엔터테인먼트가 2007년 기획한 '이다의 무대발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이듬해 앙코르 공연을 하고 2008 동아연극상을 받는 등 호평 받았다. 이번 무대는 약 6년여 만이다. 장유정 연출은 기존의 거친 느낌을 개작하려다 그대로 뒀다고 했다. 만들었을 때 든 생각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유효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고등학교 시절 소이가 재현에게 "너 배신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등 소이의 전사가 삽입되는 등 맥락적으로 탄탄해졌다.

장유정 연출이 배낭여행 때 직접 샀던 CD에 담긴,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권 음악이 극의 배경에 깔린다. 그녀가 막판까지 에곤 실레의 그림과 고민하다 재현의 방에 걸어뒀다는 프랑스 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키스' 등 미학적인 장치도 눈에 띈다. '키스'는 재현과 서경이 처음 키스하는 순간 그들의 머리 위에 걸려 있다. 그림 속과 키스 자세가 똑같다. 천장이 높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는 인물들의 흔들리는 감정과 관객들의 정서를 공유하는데 제격이다.

이번 무대는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과 이다엔터테인먼트가 공동기획한다. 2월15일까지. 프로듀서 손상원, 무대 이윤수, 조명 구윤영. 러닝타임 100분. 3만5000~5만원. 예술의전당 싹티켓.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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