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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공연장도 소속 배우도 없다… 이것이 정녕 국립극단인가”

April_joo(비회원)님 | 2014.08.30 16:13 | 조회 1447

ㆍ취임 6개월 맞은 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

“난 평론가로서 국립극단을 평생토록 비판해온 사람이다. 특히 문제 삼은 건 ‘밥그릇 멘탈리티’였다.” 국립극단 김윤철 예술감독(64·연극평론가·사진)은 그렇게 입을 열었다. 이런 입장은 그의 본업인 ‘평론’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그는 재단법인 이전의 국립극단에 대해 매우 날선 문장으로 비판한 바 있다. “고질적인 관료주의에 빠진 극단으로 쇠락했다”라든가 “무사안일한 태도로 극적 긴장미와 밀도가 훼손되는 반예술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등의 강한 표현을 거침없이 쏟아낸 장본인이다. 하지만 이제 비판자에서 비판을 받는 입장에 섰다. 지난 2월 재단법인 국립극단의 두 번째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그가 취임 6개월을 넘기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사무실에서 김윤철 감독과 마주 앉았다. 애초에는 올해 하반기 국립극단의 핵심 프로젝트인 ‘삼국유사 연극만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과의 인터뷰는 재단법인으로 출범해 5년째를 맞고 있는 국립극단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초점은 전용극장과 단원 문제였다. 재단법인 이후 국립극단은 서계동의 임시 가설극장에서 공연을 올리고 있다. 극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단원(배우)은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제대로 된 극장과 단원이 없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형태의 국립극단이다.

 

▲ 빗물·차 소리 들리는 공연장, 해외 연극인 내한 때 민망
단원 ‘밥그릇’ 논란은 인정… 계약직으로 단원 수 늘려야
하반기에 5개 창작극 공연… 오늘, 우리 이야기 담을 것

- 얼마 전까지 추진됐던 명동예술극장과의 통합 문제가 물 건너갔다는 소리가 들리던데.

“보류된 상태다. 정부 부처 간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국립극단 전용극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국립극단이 사용하고 있는 백성희장민호극장이 180석, 소극장 판은 80석 규모의 가설극장이다. 공연 도중에 자동차 소리가 들리고, 비라도 오면 천장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린다. 이런 공간을 국립극단의 전용극장이라고 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해외 연극인들이 내한하면 보여주기가 민망하다. 연극 공연을 목적으로 제대로 지어진 전용극장을 갖추는 것은 내 임기 중의 숙원 사업이다.”

- 남산의 국립극장이나 명동예술극장을 우선적으로 대관받아 공연을 올릴 수 있지 않은가? 외부에서는 그런 시선들도 있다.

“실제로 우선 대관을 받고 있다. 하지만 명동이든 남산이든 그곳도 나름의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그곳 사정에 따라 우리가 사용하기에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알다시피 우리는 연간 공연일수가 300일이 넘지 않는가. 전용극장 외에는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없다.”

- 단원(배우) 문제로 넘어가보자. 사실 배우가 한 명도 없는 국립극단이란 납득하기 어렵다. 재단법인 이전의 국립극단에 대해 단원들의 철밥통 논란이 꾸준히 있어왔고, 그것이 법인화를 이끌어낸 가장 큰 논리였다. 그런데 뭔가 본말이 뒤바뀐 느낌이 있다. 윗선에서 보기에 단원들이 열심히 일을 안 했다고 단원들을 아예 없애버리다니.

“당시 단원이 20여명이었는데 밥그릇 논란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었다. 무사안일에 빠졌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단원들을 최소 60명으로 늘리되 계약직으로 하자고 주장했다. 그래야 레퍼토리 공연을 대폭 확장해서 국립극단의 양과 질을 보여줄 수 있다. 예술가에게 평생 고용은 독이 될 수 있지 않겠나? 단기 계약직으로 해서 긴장감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본다. 영국의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이나 내셔널시어터도 다 그렇게 한다.”

- 그러면 이제 예술감독이 되었으니 그 지론을 현실화할 것인가.

“물론이다. 현재 국립극단은 작품별로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발하는 시스템인데 누가 보더라도 기형적이다. 올해 안에 우선 25명의 단원을 뽑으려는 것이 내 구상이다. 물론 단기 계약의 방식이다. 1년을 일하고 또 1년을 연장하는 방식, 그래서 최대 2년간 국립극단 단원으로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해외의 성공적인 국립극단들도 이런 시스템으로 하고 있다.”

- 국립극단이 하반기 중요 기획으로 내놓은 것이 ‘삼국유사 연극만발’이다. 9월5일부터 11월9일까지 전부 5개의 창작극을 공연한다. <삼국유사>에서 이야기의 모티브를 가져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이것은 2012년에 공연했던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손진책 연출가가 국립극단의 수장으로서 적잖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삼국유사 프로젝트’는 평단과 관객의 혹평을 받았다. 김 감독도 당시에 평론가로서 비판적으로 평하지 않았나? 왜 또 하려고 하는지.

“국립극단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공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요즘 관객들은 ‘좋은 이야기’를 원한다. 권선징악의 단순한 내러티브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과 사회를 제대로 통찰하는 진실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혼돈에 빠질수록 그런 이야기에 내한 욕망은 더 커진다. 그래서 나는 예술감독 재임 기간에 서사 중심의 연극에 더 관심을 쏟을 생각이다. ‘삼국유사 연극만발’은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2탄인 것이 맞다. 하지만 2년 전에는 준비 없이 너무 서둘러 공연을 올렸다. 이번엔 다를 것이다. 2년 전보다 한층 젊은 작가·연출가들이 충분한 숙성 기간을 갖고 공연을 올린다. <삼국유사>는 연극의 실마리일 뿐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오늘, 우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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