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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주사가 없어요. 그런데, '해어화' 촬영이 끝나갈 때쯤 술 마시고 집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는 거예요. 깜짝 놀랐어요. 뭔가 스트레스가 있었나 봐요."
조금 다른 모습의 한효주를 만났다. 직전에 그와 만났던 것은 '뷰티 인사이드' 개봉을 앞두었을 때였으니 고작 1년도 안 된 시간이다. 이제 갓 서른이 된 한효주는 "애교가 늘었고, 욕심이 줄었고, 그리고 조금은 더 여유로운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여기에 몇 가지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더 솔직해졌고, 더 투명해졌고, 그래서 더 아름다워 보인다는 점이다.
한효주는 '해어화'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을 보여준다. 조선의 마지막 기생이자 예인으로 살았던 소율 역을 맡아서다. 복사꽃 같던 소율이 자신의 정인 윤우(유연석 분)과 절친한 친구 연희(천우희 분) 사이에서 시작된 사랑을 알았을 때, 한효주는 가시 꽃 같은 표정을 보여준다.
"확실히 새로운 얼굴이 담긴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할 때마다 만족할 수는 없으니까 아쉬운 부분도 있죠.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감정의 폭이 넓고, 보여줄 것도 많고, 연기적으로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극적인 연기를 보여줄 기회는 많지 않았거든요. '해어화'에서는 그런 점이 끌렸던 것 같아요. 다른 도전."
한효주는 '해어화'에서 정가를 직접 불렀다. 정가의 명인으로 꼽히는 목소리에 직접 도전한 것이다. 소율의 삶이 노래에 담겨있기에 이를 한효주가 직접 소화하는 것은 중요했다. 진실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주 5일을 할애했다. 월수금을 정가를, 화목은 한국무용을, 그리고 틈틈이 일본어를 공부했다.
"소율의 세계에는 세 가지가 전부였다고 생각했어요. 윤우, 연희, 그리고 노래. 이것이 전부인데 한순간에 세 가지가 모두 무너지잖아요. 와르르. '해어화' 촬영 현장에서 저도 감정에 다가가는데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정말 휘몰아치는 곡들 있잖아요. 사라 장의 샤콘느 G마이나(Chanconne In G minor)같은 곡이 많이 도움되었던 것 같아요."
휘몰아치는 곡. 소율의 마음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아마도 '해어화'에서 소율에게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라면 친구와 정인의 비밀 키스를 목격하게 되는 장면일 거다. 한효주도 그 장면을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는다. "시나리오 읽을 때마다 걸리더라고요. 뒤로 안 넘어가지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촬영하고 유연석 씨 멱살을 잡았어요. '왜 그랬어'하면서 장난치며 넘겼죠.(웃음)"
한효주는 '뷰티 인사이드' 현장에서 ‘한 작가’라고 불렸었다. 디테일한 대사나, 장면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해서 지어진 애칭이다. '해어화'에서도 그런 면은 이어진다. 아주 작은 움직임이지만, 장면 전체의 밀도를 확 높여주는 큰 움직임이기도 하다. 소율이 변해가면서 생긴 손톱 주변을 뜯는 습관은 그중 하나다.
"윤우와 연희의 녹음실에 응원차 도시락을 싸 들고 갔다가, 혼자서 빈 도시락통을 들고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시나리오에는 '돌아오는 길에 빈 도시락통을 달그락 달그락하며 걸어가는 소율'이라고 적혀있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달그락 소리가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윤우와 함께 걸었던 스텝을 잠깐 넣었는데, 느낌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 장면 마지막 촬영에서 딱 한 번 했는데 그걸 쓰셨더라고요."
'해어화'는 소율의 마지막 고백을 향해 가는 영화다. 소율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노인이 되어서야 '왜 몰랐을까요, 이 좋은걸'이라는 고백을 한다. 자신까지 버려야 했던 그 과거를 되새기는 말이다. 한효주에게도 이런 고백을 하고 싶은 시절이 있었을까?
"제가 워낙 여러 개를 한 번에 잘 못 해요. ‘한 사람으로, 한 여자로 만족스럽게 보냈나’하고 생각할 때,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경험이 없으니 실수하는 게 당연한 건데, 흔들리는 게 싫고, 내가 부족한 게 드러나는 게 싫었어요. 어찌 보면 자존심이 센 것도, 책임감이 강한 걸 수도 있는데, 그게 좀 아쉬워요. 좀 깨질 때, '아 아프다'고 얘기라도 해볼 걸, 그 말도 안 해본 게 아쉬운 것 같아요."
그렇기에 발견한 고마운 것들이 있다. 한결같이 곁에 있어 준 관객, 그리고 팬들에게다. 지난해 '뷰티 인사이드'로 관객과 만날 때, 팬들의 깜짝 선물에 눈물을 보였던 그다. "진짜 예전엔 잘 안 울었는데, 눈물이 많아져요. 제게 무슨 일이 있어도 응원해주고, 좋아해 주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멀리 있다가 (무대 인사를 통해) 가까이 마주하고 그러면 마음이 전해지니, 더 감정이 진해지나 봐요. 그래서 눈물도 나고요."
참 힘들었고, 어려웠던, 그리고 고민이 많았던 숙제를 끝냈다. 이제 남은 것은 '해어화'를 보는 관객의 몫이다. "배우로서 최고 칭찬은 그냥 '연기 잘했다' 인 것 같아요. 그 말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고집 있게 노력하고는 있는데요. 그냥 보시는 데 불편함이 없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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