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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될 놈이 된다? 될 놈을 만든다!"(인터뷰①)

노원본스타님 | 2016.04.11 14:44 | 조회 725
만약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배우 조정석은 그 운명을 바꾸려 부단히 노력한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배우라는 길목에 들어선 뒤, 지금의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를 내놓기까지 많은 운명을 거슬렀을 테다. 영화 '건축학개론'부터 '관상' 그리고 스크린 원톱 주연작인 '특종: 량첸살인기'까지, 다채로운 필모그래피가 그 과정이었을 것이라 말해준다. 그래서 사랑하는 여자 윤정(임수정 분)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1983년의 한 남자 지환은, 매번 기회에 열정을 다하는 조정석의 진심이 투영된 캐릭터 같아 보였다. 

"될 놈이 된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라며 "될 놈을 만드는 거죠!"라는 확신에 찬 말은,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지금 이 순간을 만들었다고 믿기 때문에 내뱉을 수 있었던 고백이었다. 늘 다음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은 조정석이라는 배우에게 특정 틀로 규정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행위일지 상기시키곤 했다. 지금껏 그래왔듯, 또 한 번의 결의가 새로운 조정석과 마주하는 순간으로 반드시 이끌 것만 같다. 필모그래피가 쌓여갈수록, 세월이 더해 갈수록 더 다듬어지고 반짝반짝 빛날 조정석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Q. 언론시사회 직후 80년대 헤어스타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스크린을 통해서 본 비주얼은 어땠나. 
A.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니까 촌스럽더라. 하하. 그래도 촌스러워서 마음에 든다. 정말 80년대 헤어스타일 같지 않나. 그때 연기할 당시에는 연기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그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엔 부분 가발을 썼다가 나중에 머리카락이 길어지면서 벗었다.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모두 감독님과 상의해서 만들어갔다. 

Q. 관객들은 조정석의 액션신도 인상 깊게 볼 것 같다. 최근 작품인 '특종: 량첸살인기'에서의 액션신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힘든 것은 없었나. 
A. 첫 번째로 가장 힘든 건 추위와의 싸움이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그 다음해 1월까지 촬영을 했는데 비오는 장면을 찍을 때 너무 추웠다. 그리고 물에 젖어 옷이 달라 붙으니까 보호 장비를 착용할 수가 없었다. 액션신을 찍고 다음날 배를 봤는데 각목에 맞은 자국이 선명하더라. 

Q. 장르가 스릴러이지만 멜로가 함께 섞인 복합 장르다. 1983년에서 윤정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함께 보여줘야 했기 때문의 연기의 톤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
A. 감정선을 잘 따라가자는 생각이었다. 조정석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 보다는 이야기에 묻어나자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런 생각으로 역할에 접근을 했다. 톤앤매너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는데 완전 정통 스릴러라면 일관된 연기톤을 보여줄 수 있었겠지만 복합 스릴러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아지더라. 그래도 멜로 보다는 스릴러에 더 무게를 두고 싶었다. 

배우 조정석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시간이탈자'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Q. 조정석의 자유로운 연기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시간이탈자'에서의 연기는 다소 의외로 다가올 것 같다. 이번엔 감독의 의도한 디렉션에 따라 연기한 느낌이 들더라. 
A. 그런 디렉션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특종: 량첸살인기' 때와는 달랐다. 그 당시에는 허무혁이라는 기자의 상황들을 따라가다 보니 허무혁의 긴박한 상태에 나도 차츰 빠져들게 되지 않았나 싶다. 점점 일이 커져가는 상황들에 몰입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디테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탈자'의 스토리텔러는 감독님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텔러가 감독님이기 때문에 나는 영화에 쓰일 수 있는 도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야기에 더 묻어나는 배역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Q. 곽재용 감독이 조정석에게 바랐던 특별한 지점들이 있었던 것인가. 
A. 특별한 말씀을 주신 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지환이와 감독님의 생각이 맞아떨어졌다. 방향성을 감독님이 잘 잡아주셨고 감정선을 잘 따라오도록 이끌어주셨다. 지환이가 맞닥뜨린 상황 때문에 감정은 극적으로 폭발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영화에 자연스럽게 묻어나길 바랐다. 

Q. 지환이라는 인물은 사랑을 위해 비극에 직접 뛰어드는 남자이기도 하다. 그런 상황에 공감이 되던가. 
A. 지환이라는 인물의 희생 정신이 나는 참 좋았다. 실의에 빠진 상황에서도 자신을 희생하면서 운명을 뛰어넘으려하지 않나. 사실 사랑을 위해 희생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이지만 공감은 비교적 쉬웠다. 어릴 적 경험담을 떠올려 보니 더 그렇더라. 어머니와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어머니에게 시비를 걸거나 한다면 순간 화가 나지 않겠나. 그때 대신 나서려는 그런 감정을 떠올려 본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더라. 

배우 조정석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시간이탈자' 지환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Q. 영화는 영원한 사랑에 이야기하곤 한다. 영원한 사랑에 회의적인 편인지, 공감하는 편인지 궁금하다. 
A. 영원한 사랑에 공감이 안 됐다면 나는 이 시나리오를 재미 없게 봤을 거다. 본래 사랑에 대해 생각하는 게 현실적이진 않다. (웃음) 어릴 적 시를 썼을 만큼 낭만이 있다. 하하. 내가 음악을 좋아하지 않나. 그런 감성이 있어서 사랑에 대한 이상적인 이야기는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특히나 이 영화에서 만큼은 지환과 윤정의 사랑을 특정 단어로 규정 짓지 않고 '영원 불멸의 사랑'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Q. 그렇다면 정해진 운명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의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영화 속의 두 남자처럼 인간의 의지가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나.
A. 사실 정해진 운명은 안 믿는다. '될 놈이 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나는 '될 놈을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게 내 인생의 어떤 철학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인생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설사 정해진 운명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운명이 혹여 정해져 있다면 조정석은 지금껏 바꾸려고 노력해온 것 같나. 
A. 난 많이 바꿨다. (웃음) 내가 기타 전공을 꿈꾸다 3수까지 하지 않았나. 하하. 연기도 정말 뜻하지 않게 시작했다. 교회 전도사님이 강서구 방화동에 사는 나를 굳이 신촌의 모 패밀리 레스토랑에 불러서 연기 해볼 생각이 없냐고 제안하셨던 게 시작이었다. 교회에서 성극이나 뮤지컬을 했었는데 그때 당시에 못하지 않았었나보더라. 유심히 묵묵히 지켜보시다가 안타까웠는지 3수하던 내게 제안을 하신 거다. 이후 CDMA라고 크리스천 드라마 뮤지컬 아카데미에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학에 붙었다. 그러면서 내 길이 모두 바뀌게 됐다. 

배우 조정석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운명에 대한 자신 만의 생각을 털어놨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Q. 지금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특종: 량첸살인기' 인터뷰 당시 목표를 정해놓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A. 배우라는 방향성을 잘 잡고 가고 있는 것 같다. '특종: 량첸살인기' 인터뷰 당시 목표가 없다고 얘기했었는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직업은 늘 고민하면서 가야 하는 직업인 것 같다. 전술을 깊이 있게 짤 수 있는 과정도 사실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나를 비롯해 지인들이나 회사 식구들과 함께 깊이 고민하곤 한다. 그렇다고 '이런 배우가 돼야지', '롤모델을 정해야지'라는 건 나를 틀에 가두는 것 같더라. 너무 치우칠 수 있어서 그런 틀을 만들고 싶지 않은 거다. 나는 항상 도전하고 싶고 다양한 장르가 내 필모그래피 안에 있었으면 좋겠거든. 항상 궁금증을 끊임 없이 유발하는 배우가 되고 싶으니까 더 그런 것 같다.

Q. 항상 궁금증을 유발하는 배우라는 건.
A. 연기 스타일도 예측이 가능하면 안 좋은 연기 같다. 예측 불허한 연기를 얼마 만큼 잘 소화해내느냐가 매번 과제이기도 하다. 물론, 항상 새로운 것만이 진리는 아니다. 정형화된 연기 보다 그 지점을 조금은 비껴간 호흡들을 찾아내는 것들에 희열을 느끼곤 한다. 많은 분들이 조정석이라는 배우에게 기대하는 코미디가 있으시더라. 작정하고 그런 작품을 하고 싶을 때도 있다. 아마 그런 작업들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Q. 지환은 꿈으로 미래를 본다. 미래를 보고 싶다면, 언제를 들여다 보고 싶나.
A. 중년 때의 모습을 보고 싶다. 아, 혹시 지금이 중년인 건 아니겠지? 하하. 어떻게 변해 있을지 너무 궁금하거든. 배우로서의 내 위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는지 궁금한 게 아니라 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누리고 있는지가 너무 궁금하다. '꽃보다 청춘'에서 아이슬란드로도 여행을 다녀왔고 여행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내가 누리고 싶은 걸 얼마나 누리고 살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더라. 사랑하는 가족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보고 싶은 친구들을 얼만큼 만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 배우라는 직업 외에 내 인생이 궁금한 거다. 

배우 조정석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배우로서의 신념에 대해 이야기했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Q. 배우 조정석과 인간 조정석을 완전하게 분리하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일까.
A. 완벽하게 분리하고자 한다. 예전에 '스프링 어웨이크닝' 공연을 할 때 내가 맡은 역할이 열등 의식에 휩싸여서 자살을 하는 인물이었다. 그 인물이 돼보고 싶으니까 늘 우울한 상태로 지냈었다. 정말 무대 위에서 나 자신, 조정석을 없애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블랙스완'처럼 정말 그 배역 그 자체가 되고 싶었던 거다. 하루는 한 친구가 내 공연을 보러 와서는 너무 걱정을 하더라. 그리고 대학교 때 '밑바닥에서'라는 연극에서 알코올 중독자 역할을 했었다. 알코올 중독이란 게 대체 뭘까 싶더라. 그래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술을 마시고 수업 때도 술에 취한 채로 강의를 들었다. 그러다 무대에 섰는데 대사가 생각이 안 나더라. 교수님이 오셔서 '술 먹었냐'고 하시더니 크게 혼을 내셨다. 그때 정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대 위에서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때 내가 없어져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그 이후로 나를 지우지 말고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 

Q. 배우에 대한, 연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근사하게 다가온다. 
A. 하하. 연기에 대한 생각 만은 정말 확고하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에 대해서는 여전히 흔들리는 나약한 인간이니까 확신하지 않는다.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거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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