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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여 2인극] 그 놈 목소리

누군가의꿈이될님 | 2014.04.16 13:44 | 조회 776

 

<그놈목소리> 경배(설경구), 지선(김남주)

99. 집 상우방/낮

블랙에 자막, 1991년 8월 3일 한상우 유괴 44일째.

화면 밝아지면.. 이상할만치 조용한 집안.

침대 위에 오지선이 곰 인형을 끌어안고 웅크린 채 누워있다.

찬송가를 흥얼거리는데.. 미친 사람 같다.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 십자가~ 내 일생 소원은 주 찬양하면서~

주께 더 나가길 원합니다.”

자세히 보면 정신이 나간채로 한 장 한 장 성경책을 찢고 있다.

찢겨진 책장들이 바닥에 널려 있다.

쓰레기통엔 거실에 걸려있던 십자가가 쳐박혀 있다.

반쯤 열린 문 사이로 초췌한 한경배가 오지선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불을 꺼주는 한경배..

어두워진 방안.

오지선 : (작은 소리로) 끄지마 불.. 무서워..

한경배 : ..

오지선 : 불켜. (주르륵~ 눈물 흐르고) 우리 상우 오면..

방으로 들어온 한경배 오지선을 꼭 안아준다.

잠시..

한경배 뭔갈 결심한 듯 결연한 얼굴로 오지선에게 키스를 한다.

반응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오지선.

한경배 오지선의 웃옷 단추를 푼다.

한경배 : 지선아..

오지선 : (반응 없다)..

한경배 : (단추를 풀며 키스하려 한다) 지선아.. 우리..

오지선 : (고개를 돌려 피하며) 이러지마..

한경배 : (다시 키스를 시도한다) 지선아..

오지선 : (뿌리치며 단호하게) 하지 말라구.

한경배 : (마지못해) 우리 애 하나 더 만들자. 이제 상우..

오지선 : (기가 차다.. 말 끊으며) 그렇게 잘난 체를 하더니..

똑똑한 척은 혼자 다 하구..

자기만 믿으라더니.. 이제와서 어쩌라구? 애를 또 낳자구?

(자신이 웃옷을 잡아 뜯으며) 그래, 해 봐. 맘대루 해보라구~

한경배 : 여보 그게 아니구.. 이제 상우..

오지선 : 그거 아니구 뭐? 우리 상우가 왜? 난 상우 하나면 돼.

그러니까 빨리 나가서 상우 데리구 와~ 빨리~

(격해져서) 빨리~ 빨리 데리고 오라구 우리 상우~

다 필요없어. 당신두 필요없어. 하나님두 필요없구.

난 상우만 있으면 돼.. (울부짖으며) 상우야~ 상우야~

(숨이 멈출 듯) 상..우야~ 엄마가 미안해~

한경배 : (억지로 안으며).. 알았어 지선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오지선 : 이거 놔~ 이거 놓으라구~ 니가 해준 게 뭔데?

(발광하며)상우야~ 상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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