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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그리 걱정하시는 분이 목에 칼을 들이대?

내가 여기와서 단 하루도 맘 편한 날이 없어.

눈 뜨자마자 당장 내일이 가례식이라지.

한방에서 한 이불 덮고 자는 남편이란 놈은

날 죽이려 들지, 이젠 내편이던 가문에서까지

폐위 협박을 하네? 왜 솔깃해?

아예 조 사진을 중전 자리에 떡하니 앉힐 절호의 기회다 그치?

난 네놈 면상만 봐도 화가 나. 안 그러겠어?

날 죽이려던 네놈.

그리고 네가 죽고 못 사는 네놈 애인까지.

그 두 사람 살리느라 내가 죽게 생겼어.

이러다 자살하기 전에 자살 당하게 생겼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화가 안나면 그게 사람이야? 부처님이지?

이해하지마. 이제 와서 이해 어쩌고 하는 그말을

네 혀 끝에도 담지마. 그 이해는 말이다.

네가 내 목에 칼을 들이대기 전에 했었어야지.

아니? 너와 가례식을 하루 앞두고 자살 하려고 했던

이 몸을 그때 이해했었어야지. 늦었어.

이제 와서 네가 이해해 봤자.

야 꺼져 이제 화낼 기운도 없어.